서울 떠나 강원도 양양 오션뷰 아파트로 — 시골집 인테리어부터 새해 일출까지, 이주 첫 달 리얼 기록

서울을 떠나 강원도 양양 남애리에 자리를 잡았다. 30평대 아파트인데, 베란다에서 동해 바다가 보인다. 집값? 서울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저렴하다. 그런데 오션뷰만 보고 들어오면 안 된다. 들어온 첫날부터 해야 할…

서울을 떠나 강원도 양양 남애리에 자리를 잡았다. 30평대 아파트인데, 베란다에서 동해 바다가 보인다. 집값? 서울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저렴하다. 그런데 오션뷰만 보고 들어오면 안 된다. 들어온 첫날부터 해야 할 일이 넘쳤다.


시골 아파트 인테리어,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간다

양양의 오래된 아파트를 계약하고 가장 먼저 한 건 인테리어였다. 도배, 문틀 페인트, 천장 보수. 업체와 일정 조율을 하는데 연말이라 쉽지 않았지만, 운 좋게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도배가 끝나고 확인하니 몇 군데 풀 자국이 보였다. 습기 때문인지, 풀이 많이 먹은 건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수도 있다고 해서 일단 지켜보기로 했다.

가장 큰 이슈는 화장실 문이었다. 인테리어 업체와 의견이 맞지 않아서 화장실 문은 개인으로 따로 진행했다. 강릉에서 괜찮은 문 업체를 찾아서 ABS 도어로 교체했는데, 올리브 그린 색으로 골랐더니 냉장고 색과 맞아떨어졌다. 문 하나 바꿨을 뿐인데 집 전체가 세련돼 보이기 시작했다.

문틀은 교체 대신 페인트를 칠했다. 대리석 구조라 문틀을 바꿀 수도 없었는데, 결과적으로 페인트만 해도 충분했다.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의 선택이었다.


러닝 적금 — 1km당 1,000원 모으기

양양에 와서 시작한 게 하나 있다. 러닝 적금. 1km를 뛸 때마다 1,000원을 적금하는 규칙이다. 오늘 2km를 뛰었으면 2,000원, 둘이서 뛰면 4,000원. 이렇게 모은 돈으로 아웃도어 용품을 사려고 한다.

돈을 모으려고 운동을 나가게 되고, 운동을 하니까 돈이 모이는 1석 2조 구조다. 겨울 양양의 아침은 영하 4도, 체감 영하 10도. 바람이 장난이 아닌데, 적금 생각하면 이를 악물고 나가게 된다.


2025년 마지막 날, 동해 바다 앞 러닝

12월 31일 아침. 집 앞에서 바다를 보며 뛰었다. 남애3리 등대까지 2km 러닝, 1km 걷기. 2025년의 마지막 일출을 보면서 뛰니까, 연말이라는 게 실감이 났다. 마지막 날을 활기차게 시작했다는 것만으로 한 해를 잘 마무리할 수 있겠다는 기분이 들었다.

집에 들어와서 씻으려는데 문제가 있었다. 화장실 문이 아직 안 달려서 프라이버시가 없었다. 시골살이의 현실이다.


새해 목표는 카페에서 — 양양 북카페 ‘Log’

집이 아직 어수선해서 새해 다짐을 세우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좋아하는 카페에 갔다. ‘Log’라는 북카페인데, 교과서 만드시는 분들의 연수원 1층에 있다. 숲 뷰가 보이는 조용한 곳이다. 4년 전 양양에 처음 왔을 때 발견하고 “여기 우리 아지트하자”고 했는데, 요즘은 사람이 많아져서 더 이상 비밀 장소는 아니다.

여기서 2025년 목표를 돌아봤다. 세웠던 목표 3개 중 2개는 달성했지만 하나는 실패했다. 구독자 40만 명 목표에 실제 달성은 4만 명. 10%밖에 못 했다. 그래도 4만 명이 어딘가.

2026년 새해 목표로는 구독자 20만 명, 도전하는 여행 하나 하기(아프리카, 몽블랑 트레킹, 호주 캠핑카 등), 그리고 요리 10가지 배우기를 세웠다. 바다는 영어 공부를 최우선으로 잡았다. 마이애미에서 약속한 “영어 실력이 되면 미국 3달 살기”를 지키기 위해서다.


남애리 고깃집 — 강릉 사람들은 회 대신 고기를 먹는다

연말 저녁은 특별하게 보내고 싶었다. 동해 바다 오면 보통 회를 먹지만, 강릉 쪽 사람들은 사실 돼지고기를 더 많이 먹는다고 한다. 강릉에 돈사가 여러 개 있어서 돼지고기 질이 좋다는 것이다.

남애리에 새로 생긴 고깃집을 찾았는데, 12월의 마지막 날을 바다를 보면서 고기를 먹는 경험이 환상적이었다. 고기도 맛있고, 파절이에 마늘 소스가 들어간 게 특히 좋았다. 쌈장도 시중 제품이 아니라 직접 만든 검정 쌈장이었다. 원산지가 대부분 국내산인 것도 시골의 장점이다.

이런 집이 동네에 있다는 게 양양살이의 큰 행운이다.


새해 첫 일출, 집 앞 1분 거리

1월 1일 아침 7시 18분. 베란다에서 보니 자동차 불빛이 하나둘 모이고 사람들이 해변으로 나가는 게 보였다. 급하게 옷을 입고 나갔다.

일출 시간은 7시 40분. 집 바로 앞, 걸어서 1분 거리에서 새해 첫 해를 봤다. 굳이 동해까지 와서 해를 봐야 하나 싶었는데, 막상 서 있으니까 의지가 솟아났다. 시골 마을의 집들 사이로 바다가 보이는 그 풍경은, 그냥 탁 트인 해변과는 다른 정감이 있었다.

“잘 살자. 행복하게 잘 살자.” 바다 앞에서 나눈 한마디가 올 한 해의 시작이 됐다.


양양 시골 이주, 알아두면 좋은 것들

  1. 인테리어는 직접 나눠서 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도배와 페인트는 업체에, 화장실 문은 따로 업체를 찾아서 했다.
  2. 문틀 교체가 어려우면 페인트만으로도 충분하다. 비용 대비 효과가 좋다.
  3. 연말·연초 인테리어는 일정이 불안정하다. 급하게 진행될 수도 있으니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
  4. 동해 바다 맛집은 회만 있는 게 아니다. 강릉 근처는 돼지고기 퀄리티가 높다.
  5. 시골에서 뛸 곳은 넘친다. 러닝 적금 같은 동기부여 시스템을 만들면 꾸준히 운동할 수 있다.

이 글은 바다덕(BADADUCK) 유튜브 채널의 양양살이 시리즈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영상으로 보고 싶다면: 바다덕 BADADUCK 유튜브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