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쿤에서 올 인클루시브 호텔 1박, 다음 날은 호스텔로 이동. 하루는 수영장에서 위스키를 시키고, 하루는 그네에 앉아 영화를 본다. 같은 도시, 같은 사람인데 하루 만에 세상이 바뀐다. 이게 여행의 극과극이고, 이게 현실여행이다.
플라야 델 카르멘에서 칸쿤 호텔존까지 — 로컬 버스로 1/9 가격
플라야 델 카르멘에서 2주를 지냈다. 카리브해를 기대했지만 해초가 많이 떠있어서 “아름답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진짜 카리브해를 보려고 칸쿤 호텔존으로 이동했다.
칸쿤 다운타운에서 호텔존까지 택시비는 180페소(약 1만 3천 원). 그런데 로컬 버스를 타면 1인당 12페소(약 900원)다. 둘이 합쳐 24페소. 택시의 1/9 가격에 똑같은 곳에 도착했다.
로컬 버스 노선은 구글맵에 나오지 않는다. 챗GPT에 물어봤더니 정류장 위치까지 정확하게 알려줬다. 칸쿤 여행 가는 분들, 로컬 버스 정보는 챗GPT가 구글맵보다 낫다.
올 인클루시브 호텔, 38만 원으로 뭘 얻나

우리가 간 곳은 하얏트 계열인 Dreams Sands Cancun Resort & Spa다.체크인하자마자 웰컴 드링크로 샴페인이 나왔다. 대낮에 샴페인, 표정이 플라야 델 카르멘에서와는 완전히 달랐다.
이 호텔을 고를 때 기준이 세 가지 있었다. 올 인클루시브일 것, 카리브해가 보이는 호텔존일 것, 그리고 비치바 컵이 투명할 것. 어떤 리조트는 파란 플라스틱 컵을 쓰는데, 카리브해 앞에서 그건 느낌이 안 산다. 투명 컵에 와인을 따라야 그림이 완성된다.
한국 사람들에게 신혼여행으로 유명한 초럭셔리 리조트는 아니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올 인클루시브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을 골랐다.
팔찌 대신 이름과 방 번호만으로 모든 시설을 이용할 수 있었고, 레스토랑 예약도 필요 없이 선착순이었다. 1박이나 2박 투숙객이 예약제 때문에 레스토랑을 못 쓰는 호텔도 있다고 하니, 이건 큰 장점이다.
1박 동안 최대 효율 뽑기 — 작전회의가 필요하다

올 인클루시브에서 1박만 하면 시간이 아깝다. 감자튀김이나 핫윙 같은 건 안 먹고, 진짜 맛있는 것만 골라 먹기로 했다. 호텔 안에 레스토랑이 10개 정도 있었는데, 점심과 저녁에 각각 다른 곳을 공략했다.
아침 뷔페에서는 연어와 샐러드 위주로 가볍게 먹었다. 플라야 델 카르멘에서 올리브 오일에 소금만 뿌려 먹던 샐러드와는 차원이 달랐다. 드레싱 하나에 감동받는 게 여행자의 현실이다.
수영장은 수심 1.9m로 꽤 깊었고, 비치바에서 와인과 맥주를 시키며 물 안에서 마셨다. 옆 수영장에서 에어로빅이 한창이었는데, 올 인클루시브의 분위기가 이런 거구나 싶었다. 사람들의 텐션이 상향 평준화되어 있다.
카리브해의 현실 — 해초와 함께

기대했던 카리브해는 솔직히 좀 아쉬웠다. 에메랄드빛 투명한 바다를 상상했는데, 군데군데 해초가 떠있었다. 모래는 정말 곱고 부드러웠지만, 사진에서 보던 그 색은 아니었다.
10월 이후에 오면 해초가 없어지고 바다가 맑아진다고 한다. 칸쿤 여행 시기를 고르는 분들은 참고하면 좋겠다. 여름 시즌(6~9월)은 해초 시즌과 겹친다.
그래도 카리브해에 직접 들어가 본 건 의미가 있었다. 바닥이 부드럽고, 물이 따뜻하고, 맨발로 걸어 들어가는 감각은 다른 바다와 확실히 달랐다.
다음 날, 호스텔로 신분 하락

체크아웃 후에도 5시까지 시설을 이용할 수 있어서 점심까지 먹고 나왔다. 점심 뷔페가 이 호텔의 진짜 강점이었다.
그리고 택시를 타고 칸쿤 다운타운으로 이동했다. 약 15분, 7천 원. 도착한 곳은 셀리나 칸쿤 호스텔이다. 남미 여행을 계획하고 있어서, 남미에서 유명한 호스텔 체인을 미리 경험해보려고 골랐다.
방에는 침대, 책상, 세면대. 화장실과 샤워실은 따로. 딱 잠 자기에 좋은 구조였다. 수영장도 있고 카페도 붙어있었지만, 어젯밤 레스토랑 두 곳을 돌며 위스키를 시키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다.
밤에는 호스텔 앞에서 춤추는 사람들을 보며 멕시코 감성을 느꼈다. 신분이 하락된 건 아니고, 하루는 왕처럼, 하루는 또 다른 종류의 왕처럼 사는 것이다.

칸쿤 올 인클루시브 꿀팁 정리
- 로컬 버스를 타라. 칸쿤 다운타운에서 호텔존까지 1인당 12페소(약 900원). 택시의 1/9 가격이다. 구글맵에 안 나오니 챗GPT에 물어보면 된다.
- 1박이면 작전을 짜라. 레스토랑이 10개 넘는 곳도 있으니, 점심과 저녁에 다른 곳을 공략해야 한다.
- 예약제 vs 선착순 확인. 1~2박 투숙이면 선착순(first come first serve) 방식의 호텔이 훨씬 유리하다.
- 비치바 컵을 확인하라. 사소하지만 분위기를 좌우한다. 리뷰 사진에서 컵 모양을 미리 확인할 수 있다.
- 해초 시즌을 피하라. 6~9월은 해초가 많다. 카리브해의 진짜 색을 보려면 10월 이후가 좋다.
- 체크아웃 후에도 이용 가능한지 확인. 호텔에 따라 체크아웃 후 오후까지 시설 이용이 가능하다. 점심까지 먹고 나올 수 있다.
이 글은 바다덕(BADADUCK) 유튜브 채널의 세계여행 시리즈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영상으로 보고 싶다면: 바다덕 BADADUCK 유튜브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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