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개국을 다녔다. 그런데 중국은 처음이었다. 가깝지만 심적으로 가장 멀었던 나라. 영어가 안 통한다고 하고, 우리가 쓰는 앱이 전부 안 된다고 하니까 계속 미뤘다. “나중에 가자”를 4년이나 했다.
그런데 막상 와보니, 남미보다 말이 더 안 통하는데 남미보다 더 재밌었다. 도파민 끝판왕이었다. 쇼츠 보지 마시고 중국 오세요. 이 말이 저절로 나왔다.
우리가 청두를 첫 목적지로 고른 이유는 단 하나 — 마파두부와 마라샹궈를 먹으러 왔다. 청두는 사천요리의 본고장이다.
인천에서 청두까지 — 경유하면 밥이 공짜

서울에서 청두까지 직항이 있다. 하지만 직항과 경유의 가격 차이가 너무 커서 지난(济南) 공항 경유를 선택했다. 경유 대기 시간은 약 4시간 반.
놀라운 건, 지난 공항에서 경유하면 30위안(약 6,600원) 식사 바우처를 준다는 것. 여권만 보여주면 된다. 중국 번호가 없어서 앱 등록은 안 됐지만, 식당에서 여권을 보여주니 그냥 먹으라고 했다. 차액을 내야 하나 했는데, 그냥 앉으라고. 공항에서 공짜로 밥 먹은 건 살면서 처음이었다.
지난에서 청두까지 국내선 약 2시간 30분. 짧은 거리인데도 기내 간식이 나왔다. 대륙의 넉넉한 인심.
청두 공항에서 시내까지 — 지하철 vs 택시

청두 공항에서 숙소까지 택시도 지하철도 약 1시간 20분이 걸린다. 하지만 금액은 지하철이 거의 절반.
지하철: 12위안 (약 2,400원). 공항철도를 타고 환승하면 된다. 비자 카드만 되고 마스터카드, 아멕스는 안 됐다. 알리페이 교통 QR을 쓰면 카드 없이도 탈 수 있는데, 우리는 둘째 날에야 이걸 발견했다. 우리가 바보지, 여기가 바보는 아니었다.
택시(디디추싱): 약 12위안 (약 2,700원)부터. 디디추싱은 중국판 우버다. 앱에서 목적지 입력하고 부르면 된다. 기사가 도로 한가운데서 서 있기도 하는데, 그냥 타면 된다.
중국에서 살아남기 — 반드시 준비할 것 4가지
1. 알리페이 (Alipay)
중국은 QR 결제의 나라다. 현금도 카드도 거의 안 쓴다. 알리페이 하나면 식당, 지하철, 택시, 편의점 전부 해결된다. 한국에서 미리 설치하고 카드를 연결해 오자. 결제하면 가게에서 알림 소리가 바로 난다.
2. 디디추싱 (DiDi)
택시 앱. 중국에서는 그랩도 우버도 안 된다. 디디추싱만 된다. 목적지를 중국어로 입력해야 해서 고덕지도나 바이두에서 주소를 복사해 붙여넣는 게 편하다.
3. 고덕지도 or 바이두 지도
구글맵이 안 된다. 고덕지도(가오더)와 바이두 지도를 미리 다운로드해야 한다. 처음에는 헤맸지만, 이틀 지나면 익숙해진다.
4. VPN
유튜브,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구글 — 전부 안 된다. VPN을 미리 설치해야 한국에 연락할 수 있다. 위챗(WeChat)은 중국에서 유일하게 되는 메신저다.
요즘은 한국에서 구매하는 e-sim에 vpn이 함께 설치 되서 카톡이나 구글지도 등을 무리 없이 사용 가능하다
첫 번째 식사 — 사천요리의 본고장에서 먹는 진짜 마파두부

청두 첫날 저녁. 지나가다 분위기 좋아 보이는 동네 식당에 앉았다. 메뉴판은 전부 중국어. AI 번역기 없이는 주문이 불가능했다.
후이궈러우(回锅肉, 삼겹살 두 번 볶음), 마파두부, 계란볶음밥, 볶음면, 두부탕까지 — 5가지 메뉴에 158위안(약 35,000원). 둘이서 이 가격이면 서울 마라탕 한 번 값이다.
마파두부가 한국에서 먹던 것과 완전히 달랐다. 단맛이 하나도 없다. 맵고, 짜고, 얼얼한데 그 안에 묘한 조화로움이 있다. 산초 향이 강하게 올라온다. 이게 진짜 사천 마파두부구나.
후이궈러우는 사천 사람들의 소울푸드라고 한다. 마라 양념에 삼겹살을 볶은 건데, 밥이 자동으로 사라진다.
설화 맥주(雪花啤酒)는 중국의 카스 같은 맥주. 야장에서 시원하게 한잔하기에 딱이다.
무후사(武侯祠) — 삼국지 덕후라면 필수

청두는 삼국시대 촉나라의 수도였다. 무후사는 제갈량과 유비를 함께 모시는 사당이다. 중국에서는 원래 왕과 신하가 같이 모셔질 수 없는데, 여기만 예외다. 그만큼 제갈량에 대한 존경이 크다는 뜻.
입장료 50위안(약 11,000원). 여권을 안 가져와서 못 들어갈 뻔했는데, 여권번호만 입력하면 된다. 여권 사진을 핸드폰에 찍어두자.
안에는 관우, 장비의 동상도 있고, 유비의 묘(혜릉)도 있다. 도원결의를 기리는 삼의묘, 제갈량의 후출사표 비석 — 삼국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삼국지를 잘 모르더라도 규모 자체가 인상적이다.
무후사 대표 포토스팟은 붉은 벽(红墙) 길. 대나무 사이로 빨간 벽이 이어지는 곳이다.
금리거리(锦里古街) — 진짜 중국 길거리 음식
무후사 바로 옆으로 이어지는 전통 거리. 여기서 청두의 길거리 음식을 체험할 수 있다.
| 음식 | 가격 | 특징 |
|---|---|---|
| 산센더우피 (三鲜豆皮) | 25위안 (약 5,500원) | 계란+녹두 전에 찹쌀, 고기, 버섯을 넣은 간식 |
| 올드 청두 만두 (包子) | 15위안 (약 3,300원) | 바닥이 바삭한 군만두 |
토끼 고기도 판다. 청두는 중국에서도 토끼고기를 가장 많이 먹는 지역 중 하나.
IFS몰 — 판다의 도시

청두는 판다의 도시로 불린다. IFS몰 외벽에 거대한 판다 조형물이 매달려 있다. 청두의 랜드마크 중 하나. 여기서 사진 한 장은 필수.
몰 안에 **HEY TEA(喜茶)**라는 버블티 카페가 있다. 청두에 오면 여기서 버블티를 꼭 마시라고 추천받았는데, 포도 치즈폼 음료가 포도봉봉 맛이었다. 대화하러 오는 곳이 아니라 차 마시면서 쉬었다 가는 분위기.

청두의 첫인상 — 선입견이 깨진 것들
깨끗하다. 생각보다 훨씬 깨끗했다. “내가 중국에 너무 선입견이 있었나 봐.” 여행이 선입견을 깨는 방법 중 하나다.

조용하다. 전기 오토바이가 대부분이라 엔진 소리가 없다. 거리가 의외로 조용하다.

친절하다. 영어가 전혀 안 통하는데, 사람들이 어떻게든 도와주려고 한다. 공항에서도, 지하철에서도, 식당에서도. 말이 안 통해도 소통은 어떻게든 된다.
담배는 각오하자. 엘리베이터에서, 건물 앞에서, 식당 야외석 옆에서 — 담배 냄새는 피할 수 없다. 1970년대 한국이 이런 느낌이었을까. 이건 안고 가야 할 숙제다.
숙소 — 머큐어 티안푸스퀘어 호텔
| 항목 | 내용 |
|---|---|
| 호텔명 | Mercure Chengdu Chunxi Road Tianfu Square |
| 위치 | 티엔푸 공원역 근처 |
| 1박 요금 | 약 12만원 |
| 숙박 기간 | 4박 |
| 특이사항 | 아코르 플래티넘 업그레이드, 미니바 무료, 리모델링 직후 |
아코르 플래티넘 멤버라 한 단계 업그레이드를 받았다. 미니바가 매일 무료. 웰컴 프루츠도 있었다. 단, 이전 투숙객이 방에서 담배를 피웠는지 냄새가 좀 남아있었다. 창문을 열면 해결된다.
복도에서 배달 로봇이 돌아다닌다. 미래에 온 느낌.
세계여행 4년 차가 느낀 중국
35개국을 다녔지만, 중국에서 “세계여행을 처음 떠날 때의 느낌”이 다시 왔다. 모든 행위가 첫 경험이다. 택시 타는 것도, 지하철 타는 것도, 맥주 주문하는 것도. 뭘 할 때마다 놀라웠다.
공부를 안 하고 다니는 게 오히려 더 재밌었다. 발생하는 일들에 온몸을 맡기는 것. 지도가 잘못 안내해서 30분을 더 걸어도, 한국이었으면 화를 냈을 텐데 여기서는 “그럴 수 있다”고 넘어간다. 여기는 말이 안 되는 게 없는 나라니까.
📺 전체 영상 보기 → 35개국 다닌 부부의 첫 중국 여행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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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에 사용된 음악은 직접 만든 오리지널 곡입니다.
더 많은 여행 이야기는 유튜브 ‘바다덕 BADADUCK’ 채널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