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비·식비·술값까지 다 포함된 한국에서 출발하는 크루즈 5박 6일 — 하코다테부터 부산 복귀까지 (롯데관광 전세 크루즈 2편)

이 글은 1편에 이어, 하코다테에서의 하루부터 전일해상, 그리고 부산항 복귀까지의 기록이다. (우리가 탄 배는 코스타 세레나(Costa Serena), 이탈리아 코스타 크루즈의 114,000톤급 대형 선박이다. 자세한 소개는 1편을 참고.) “크루즈는 비싸잖아요” —…


이 글은 1편에 이어, 하코다테에서의 하루부터 전일해상, 그리고 부산항 복귀까지의 기록이다. (우리가 탄 배는 코스타 세레나(Costa Serena), 이탈리아 코스타 크루즈의 114,000톤급 대형 선박이다. 자세한 소개는 1편을 참고.)

“크루즈는 비싸잖아요” — 그런데 막상 타보니, 오히려 돈 쓸 일이 없었다

크루즈 여행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비싸다. 5박 6일을 직접 타보고 나서 그 생각이 꽤 많이 바뀌었다.

이번에 우리가 탄 건 롯데관광 전세 크루즈였다. 속초에서 출발해 일본 북해도를 거쳐 부산으로 돌아오는 5박 6일 일정. 숙박, 식사, 무제한 맥주와 음료, 매일의 공연까지 전부 포함이었다.

부부가 5박 동안 묵고, 먹고, 마시고, 운동하고, 공연 보고, 항구에 내려 일본 관광까지 다 했는데 선상에서는 돈 쓸 일이 거의 없었다. 그 돈을 아껴서 관광지에서 더 쓸 수 있다는 게 진짜 장점이었다.

이 글은 1편에 이어, 하코다테에서의 하루부터 전일해상, 그리고 부산항 복귀까지의 기록이다. 영상으로는 다 담기 어려운 비용 정리와 솔직한 후기를 중심으로 풀었다.


4일차 하코다테 — 쇼핑은 잠시 접고 일본 소도시 감성

크루즈 4일차 아침. 도착한 곳은 일본 하코다테였다.

전날 오타루·삿포로에서 쇼핑을 다 끝낸 뒤라, 하코다테는 쇼핑보다 소도시 감성을 즐기는 날로 잡았다. 11시 30분 하선, 7시 복귀. 시간은 꽤 여유로웠다.

하코다테 항구 크루즈 하선 일본 북해도 4일차
하코다테 입항. 오늘은 쇼핑보다 천천히 걸을 계획.

크루즈에서 4일을 보낸 후 느낀 솔직한 감상이 있다. 먹고 싶은 거 다 먹고, 청소도 해주시고, 시간 맞춰 나가서 구경하고, 운동도 하고. 거의 완벽했다. 딱 하나 아쉬운 게 있었는데, 빨래였다.

선내에 코인 빨래방이 없었다. 맡기면 한 벌당 3~5달러 정도. 우리는 그냥 모으는 쪽을 택했다. 5박 6일 정도면 캐리어에 여유 있게 옷을 챙겨 가는 게 정답이다.

하코다테 아침시장의 카이센동 — 활오징어 한 마리가 통째로

하선 후 첫 행선지는 하코다테 아침시장이었다. 항구에서 도보 4분 거리. 시장이 1시 30분까지만 운영해서 점심부터 빠르게 움직였다.

들어간 집은 잇카테이 타비지(一花亭たびじ). 일본인 관광객도 많이 찾는 집이다. 짝꿍은 오징어 귀신이라 활오징어가 유명한 이 집을 골랐다.

주문한 메뉴:

  • 활오징어 덮밥(카츠이카동) — 3,800엔. 그날그날 시세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 홋카이도 해산물 3종 카이센동 (성게알·연어알·게살)
  • 삿포로 클래식 생맥주 1잔

활오징어 덮밥은 진짜 갓 잡은 오징어 한 마리가 통째로 올라가 있었다. 살아있는 것처럼 움직이는 게 보일 정도였다. 한 입 먹어보니 신선함이 다르다. 달콤한 맛이 났다. 짝꿍은 한국에선 오징어를 잘 안 먹는데 일본만 오면 오징어를 찾는다.

성게알·연어알·게살 카이센동도 일품이었다. 하나도 비리지 않고 신선했다. 짝꿍이 말한 표현이 정확했다. “내가 일본에 왔구나, 라고 느끼게 하는 맛.”

총 금액은 부가세 포함 7,760엔, 약 7만 원. 결코 저렴하진 않다. 그런데 여기 와서 안 먹으면 아쉬울 맛이었다. 해산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홋카이도는 무조건이다.

노면전차 1일권 800엔으로 시내 한 바퀴

식사 후 노면전차로 시내 이동. 1일 무제한 승차권은 800엔, 기사님께 바로 살 수 있다. 다리가 힘든 날이라 하루 종일 전차로 다니기로 했다.

여행 중 배운 것 하나. 가는 길에 AI(제미나이)에 요금을 물었더니 600엔이라고 답했다. 실제는 800엔. 1편에서 삿포로 쇼핑몰 쿠폰 정보도 틀렸었다. AI 답은 항상 더블 체크가 필요하다. 여행지에서 특히.

모토마치 지구 — 종교가 한곳에 모인 항구도시

전차에서 내려 향한 곳은 하치만자카(八幡坂). 하코다테 시내와 우리가 타고 온 크루즈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길이다. 사진 명소답게 다들 한 컷씩 찍고 있었다.

그다음 향한 모토마치 지구는 살짝 신기했다. 하코다테 하리스토스 정교회, 모토마치 성당, 일본 사찰까지 종교 건물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하코다테가 개항하면서 서구 문물이 가장 먼저 들어온 항구라 그렇다고 한다.

길도 예쁘고 날씨도 좋았다. 일본 특유의 그 정돈된 감성이 있다. 짝꿍이 말했다. “이런 걸 느낄 때 여행 왔다는 생각이 들지.”

모토마치 → 빨간 벽돌 창고 → 스포츠 디포

모토마치에서 내려와 하코다테 붉은 벽돌 창고군으로 이동. 옛 창고를 개조한 쇼핑·식당 단지다. 첫 번째 건물에서는 그냥 둘러보고 지갑을 지켰다.

여기서 알아둘 점 하나. 무인양품은 크루즈 여권 사본으로 면세가 안 됐다. 지점마다 처리 방식이 다른 듯하다. 굳이 일본에서 살 이유가 없어 포기했다.

대신 향한 곳은 시내의 스포츠 디포(Sports Depo). 우리는 아웃도어를 좋아한다. 여기서 짝꿍이 줄곧 찾던 러닝화를 드디어 만났다. 아식스 NOVABLAST 5, 15,000엔에 구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신발이 다음 날 전일해상 러닝의 만족도를 통째로 바꿔놨다.

럭키 삐에로 — 하코다테에만 있는 햄버거

저녁 전 마지막 한 끼는 럭키 삐에로(ラッキーピエロ)에서 해결했다. 1987년에 생긴, 하코다테 인근에만 17개 지점이 있는 로컬 햄버거 체인이다.

대표 메뉴는 차이니즈 치킨버거 세트. 사장님이 화교 출신이라 일본의 가라아게가 아니라 중국식 단짠 소스에 절인 닭고기 패티를 쓴다. 그래서 음료도 콜라가 아니라 우롱티다.

패스트푸드를 잘못 먹으면 인스턴트 맛이 나는데, 여긴 진짜 치킨을 먹는 느낌이었다. 패티가 두툼하고 뜨거웠다. 하코다테에 가면 한 번쯤 시도해볼 가치가 있다. 카드 결제는 안 되고, 현금·알리페이·위챗페이만 가능하다는 것만 기억하자.

하루 종일 약 14,000보를 걸었다. 소도시 감성을 즐기자던 처음 계획과 달리 결국 바빴다. 그래도 잘 다녔다.


4일차 저녁 — 다시 배로 돌아와 가성비를 실감하다

배로 돌아와 저녁을 먹었다. 햄버거를 먹은 지 얼마 안 돼서 가볍게.

  • 짝꿍: 연어
  • 나: 판제로티(Panzerotti, 이탈리아식 튀김 만두) + 화이트와인

이날 또 한 번 깨달은 게 있다. 선상의 맥주, 소프트드링크, 생수가 무제한 무료다. 롯데관광 전세 크루즈의 큰 장점이다. 매일 부부가 맥주를 두세 잔씩 마셨는데, 그 돈을 아껴서 항구에서 카이센동과 러닝화에 더 쓸 수 있었다.

저녁 후엔 선상 파티 시간이 있었다. 그날의 드레스 코드는 화이트. 어르신·젊은 부부·아이들까지 모두 하나가 되어 신나게 놀았다. 처음 보는 사람들끼리 자연스럽게 즐기는 분위기가 크루즈의 진짜 매력 같다.


5일차 전일해상 — “이동 시간”이 “살아있는 시간”이 된 하루

5일차 아침. 하코다테를 떠나 부산으로 향하는 전일해상의 날이었다.

원래 이동하는 시간은 “버려지는 시간”이다. 비행기를 타든 차를 타든, 우리는 그 시간 동안 졸거나 영화를 보거나 그냥 멍하니 있는다. 그런데 크루즈에서는 그 시간이 완전히 다른 시간이 된다.

새벽 요가, 헬스장 러닝, 그리고 하코다테에서 산 러닝화

어젯밤 파티의 흔적은 아침에 사라지고, 같은 공간에서 요가 수업이 열렸다. 우리는 헬스장으로 가서 어제 산 러닝화를 신어봤다.

결과는 짝꿍의 표현 그대로. “진짜 통, 통, 통.” 지면에 닿자마자 바로 튕겨 올라온다. “왜 사람들이 러닝화를 그렇게 따지는지 알겠다”고 했다. 살면서 처음 산 본격 러닝화가 정답을 알려준 셈이다.

가수왕 결승, 그리고 남진 선생님 공연

이날의 메인 이벤트는 두 가지였다.

1. 크루즈 가수왕 선발대회 결승. 1차 예선 60명에서 시작해 결승까지 올라온 분들이 무대에 섰다. 어떤 분은 팔순 어머니를 모시고 왔고, 어떤 분은 칠순 친구들과 함께였다. 가족 모두에게 잊지 못할 추억이 됐을 거다. 결국 감미로운 노래로 1위를 차지한 아버님께 박수가 터졌다.

2. 남진 선생님 공연. 솔직히 우리는 남진 선생님 노래를 한 곡밖에 모른다. 그런데 그분이 무대에 서 있는 것 자체가 신기했다. “이 영원한 오빠를 만들어 준 노래”라는 멘트와 함께 공연이 시작됐다. 가요계의 살아 있는 역사를 눈앞에서 본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그때 알았다. 누군가에겐 아직도 “오빠”인 분이라는 게, 굉장히 감사한 일이었다.

전일해상에는 간식 코너가 따로 열린다

오후 4시쯤 식당에 들렀더니 1시간짜리 간식 코너가 펼쳐져 있었다. 케이크, 엠파나다(시금치/소고기), 포카치아, 샌드위치, 과일. 전일해상하는 날에만 있는 특별 시간표다.

크루즈의 가장 큰 매력이 이거였다. 내 라이프 사이클에 맞춰서 다 할 수 있다. 아침에 운동하고, 9시에 밥 먹고, 오후에 간식 먹고, 7시에 정찬 먹고, 9시에 공연 보고. 한국에서 살던 그대로의 리듬을 배 위에서 그대로 가져갈 수 있다.

선상 와이파이는 안 샀다 — 그래도 괜찮았다

이날 처음으로 와이파이 가격을 알았다. 2 디바이스 150달러(약 22만원). 우리는 안 샀다.

5박 6일 동안 와이파이 없이 지냈다. 가끔 답답할 때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디지털 디톡스가 됐다. 어차피 배 안에서 할 게 너무 많아서 핸드폰 들여다볼 시간이 별로 없었다.

3층 선상 바에서 마지막 밤

저녁 후엔 3층 선상 바로 내려갔다. 바다와 가까워 분위기가 다르다. 배가 꽤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게 시야로 들어와서 영화관에서 프레임이 바뀌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 배엔 바가 여러 군데 있다. 3층, 5층, 6층. 같은 배를 5박 6일 동안 타고 있어도 매일 다른 데를 다니면 지루하지 않다. 가이드 분의 말이 정확했다. “내가 만드는 거예요, 하루를.” 같은 시간에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행사가 너무 많아서 다 참여할 수도 없다.


6일차 — 부산항 도착, 그리고 가성비 결산

마지막 날 아침. 객실 창밖으로 부산 해운대가 보이기 시작했다. 5박 6일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내려야 하는 금액은 선상카드 영수증으로 자동 정산됐다. 짐 라벨을 새벽에 객실 밖에 내놓으면 직원분들이 다 들어다 줬다. 짐 때문에 안절부절못할 일이 없었다.

짐을 한 번 풀고 나면, 5박 6일 동안 다시 쌀 일이 없다. 이게 크루즈의 진짜 편함이었다. 비행기 여행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비행기는 도착해서 풀고, 다시 싸고, 또 풀고를 반복한다. 크루즈는 그 스트레스가 0이다.


5박 6일 크루즈 비용 — 무엇이 포함되고, 무엇은 따로였나

영상에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비용이다. 자막에 나온 항목을 정리했다.

항목포함 여부비고
객실 (5박)✅ 포함
정찬 코스 + 뷔페 (조·중·석)✅ 포함
맥주·소프트드링크·생수무제한 무료롯데관광 전세 특전
매일 공연 (가수왕 결승·남진 공연 등)✅ 포함
헬스장·요가·줌바·수영장 3개✅ 포함
셔틀 (잠실/대구/대전/부산 등)항차별 다름
선상 와이파이❌ 별도2 디바이스 150달러(약 22만원)
빨래 (코인 빨래방 없음)❌ 별도한 벌당 3~5달러
카지노·고급 음료(샴페인 등)❌ 별도선상카드 정산
기항지 자유 관광비❌ 별도식사·교통·쇼핑

부부 기준 우리가 5박 6일 동안 선상에서 별도로 결제한 금액은 매우 적었다. 음료 무제한이 컸다. 일본 항구에서 쓴 돈(카이센동·러닝화·면세 쇼핑)은 별도다.


5박 6일 직접 타보고 정리한, 크루즈의 솔직한 장단점

잘 맞았던 사람 — 우리

  • 이동 시간이 살아있는 시간이 되는 게 좋은 사람. 한국에서의 라이프 사이클(운동·식사·휴식)을 그대로 가져가고 싶은 사람.
  • 짐 풀고 싸는 스트레스가 싫은 사람. 한 번 풀면 5박 6일 동안 그대로다.
  • 돈을 한 번에 정산하는 게 편한 사람. 선상카드 하나로 끝.
  • 혼자 어르신 모시고 가는 자녀. 한글 안내, 한식 메뉴, 의료시설, 평지 이동까지 다 갖춰져 있다.

잘 안 맞을 수 있는 사람

  • 항구마다 깊이 관광하고 싶은 사람. 기항지 체류 시간이 7~9시간이라 도시 한 곳을 깊게 보긴 짧다.
  • 빨래를 자주 해야 하는 사람. 5박 6일치 옷을 다 챙겨가야 한다.
  • 계속 인터넷에 연결돼야 하는 사람. 와이파이 비용이 크다. 디지털 디톡스를 즐길 수 있어야 좋다.

우리 부부가 내린 결론

크루즈는 관광이 아니라 휴양이다. 그리고 입문용으론 국내 출발 + 한글 안내 전세 크루즈가 정답에 가깝다. 처음 타는 분, 어르신과 함께 가는 분, 부담스럽지 않게 크루즈를 한 번 경험해보고 싶은 분에게 추천할 만하다.

영상 댓글에 자주 등장한 표현 그대로다. “움직이는 올인클루시브.” 숙박·식비·술값이 다 포함된 가성비, 직접 타보고 나서야 실감했다.

참고. 9월에는 부산 출발 한·중·일 크루즈도 있다고 한다. 부산에서 출발해 중국 상하이와 일본 후쿠오카를 거쳐 부산으로 돌아오는 일정. 영상 더보기란에 바다덕 할인 코드가 있다.


📺 영상으로 보면 더 생생합니다

하코다테 아침시장의 활오징어, 모토마치 골목, 남진 선생님의 무대, 그리고 부산항이 보이던 마지막 아침까지 — 글로는 다 담기 어려운 순간이 영상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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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바다덕(BADADUCK) 유튜브 채널의 세계여행 시리즈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본 여행은 롯데관광 크루즈의 제작지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